불법고용한 외국인 노동자가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다 숨지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농장주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8일 의정부지법 형사6단독(부장판사 이우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60대 농장주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사체유기 과정에서 아버지 A씨를 도운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B씨에게도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숨진 노동자는 60대 태국인으로, 경기 포천의 한 돼지농장에서 일하다가 지난 3월 건강 문제로 숨을 거뒀다. 그는 10년간 돼지 약 1000마리를 돌보면서 돼지 분뇨 치우는 일을 전담했다.
시신은 농장 숙소에서 약 200m 떨어진 산자락에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시신에서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시신이 ‘농장 소유 트랙터’를 통해 유기된 것으로 보고 농장주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미등록 외국인을 불법 고용한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숙소에서 발견한 시신을 인근 야산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판단을 잘할 수 없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 B씨도 “고인과 유가족에게 정말 죄송하다. 평생 반성하면서 살 테니 너그러운 판결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7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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