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일당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부장검사 김수민)은 28일 재력가 부부인 유상원(51)·황은희(49)씨, 이경우(36)·황대한(36)·연지호씨(30)를 강도살인·강도예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경우 등 3명은 사체유기, 마약법위반(향정)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앞에서 A(48)씨를 차량으로 납치한 후 마취제인 향정신성의약품 5cc를 주사해 살해한 뒤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사체유기)를 받는다. 이들은 지난해 9월 A씨 강도살인을 모의한 후 유씨 부부가 이씨에게 착수금 7000만원을 지급하고 이씨가 범행을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의 범행은 가상화폐(코인)가 발단이 됐다. 유씨 부부는 2020년 10월 A씨를 통해 퓨레에버코인에 1억원은 직접 투자하고, 투자자를 모집해 3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유씨 부부는 투자로 큰 손실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유씨 부부가 시세조종을 해 코인 가격이 폭락했다며 투자자들과 함께 유씨 부부를 형사고소하려고 하는 등 분쟁이 발생했다.
이씨는 유씨 부부로부터 ‘A씨에게 많은 가상화폐 자산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A씨에 대한 살해를 제안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이던 황대한씨와 연씨도 범행에 끌어들였다. 검찰은 유씨 부부가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두고 송사를 벌이던 A씨에게 앙심을 품고 이씨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본다. 검찰은 “6개월 전부터 준비한 끝에 실행한 계획 범행임을 명확히 규명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 829개를 전수 분석하고 재포렌식으로 복구한 피고인들 휴대폰의 음성녹음,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및 텔레그램 대화내용, 사진 파일 및 상호간의 통화내역 등을 통해 해당 범죄가 6개월 이상 철저히 준비된 계획범행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경우씨가 유씨 부부로부터 수수한 범행 자금 7000만원은 법원의 추징보전 명령을 받아 집행했고, 피해자에게는 유족구조금·장례비 등을 지원했다”며 “향후 전담수사팀 검사가 직접 공판에 관여해 피고인들에게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