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통학차량에 타는 여고생을 수년에 걸쳐 성폭행한 50대 통학차량 운전기사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피해 여고생은 자녀의 친구였다.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최석진)는 2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56)에게 검찰 구형량과 동일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20년간의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과 함께 신상정보 공개 10년, 아동·청소년·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취업을 10년간 제한할 것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자신의 통학차량을 이용하는 피해자 B양이 대학 진학을 두고 고민하자 “아는 교수를 소개해주겠다”고 유인해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7년 자신의 사무실로 B양을 불러들여 알몸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2021년 1월까지 26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B양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될 뿐 아니라 A씨의 신체적 특징까지 자세하게 진술한 점, 계좌내역 등 제출된 증거를 볼 때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범행 일시와 장소뿐 아니라 피고인의 신체 특징까지 자세하게 진술했다. 이는 직접 보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사항”이라며 “고등학생이 친구 아버지 사무실에 가서 ‘나체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진술을 보면 더 많은 범행 있었을 것으로 의심됨에도 피고인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가 미성년일 때부터 성년이 될 때까지 범죄를 저질러 죄질도 매우 좋지 않다”며 “피고인이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제출된 증거를 종합해보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할 만 하다”고 판시했다.
피해자측 법률 대리인인 김지진 변호사는 “어떻게 고등학생이 승합차 기사의 사무실까지 가서 나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피고인이 너무 심각한 소설을 쓰면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매우 컸다. 구형과 선고가 모두 15년이라 응당한 선고가 나왔다고 본다. 고생해주신 수사기관과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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