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인 벤츠 E클래스 차량에서 갑자기 불이 나 앞 좌석이 전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화재 원인은 차량 내부의 ‘히터 결함’으로 소방당국 등이 참여한 합동 조사에서 밝혀졌다.
그러나 이에 불복한 벤츠코리아가 한 달가량 자체 원인 조사를 벌이면서, 사고 보상이 끝 모르게 길어지고 있는 상태다.
운전자 측은 벤츠코리아가 이에 그치지 않고 아예 ‘보상해줄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그런 말을 했는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운전자 측은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벤츠 E클래스 화재, 전소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고 소식을 전했다.
운전자의 아들 입장에서 어머니가 겪은 화재사고와 벤츠코리아의 대응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최근 어머니가 운전하던 벤츠 E클래스 차량의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작부)에서 타는 냄새와 함께 불이 붙었고, 순식간에 주변으로 옮겨붙었다.
운전자가 재빨리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차량 내부와 앞 유리는 잿더미로 변했다.
운전자 측은 이후 소방당국과 보험회사, 벤츠코리아에 화재 원인 분석을 요청했고, ‘이 건의 화재 원인은 운전자의 과실이나 사용상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한 화재가 아닌 PTC 히터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된 것으로 분석된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도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운전자 측은 “결론이 나왔는데도 거의 한 달 동안 일 처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어머니가 (사고를) 기사화하겠다고 하고 나서야, 벤츠코리아 본사에서 연락이 오더니 어디에 제보하거나 올리지 말라는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는 ‘10일 정도 기한을 줄 테니 처리 부탁한다’고 했는데, 며칠 지나자 갑자기 (벤츠코리아 측에서) 증거도 없이 ‘벤츠 제조에는 문제가 없다. 외부에서 전선을 만져서 그런 거니 보상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벤츠는 외부에서 (차량을) 만졌다는 흔적을 찾아온 것도 아니면서, 아주 우기고만 있다”며 “어머니가 차를 모르셔서 주기적으로 벤츠 정식서비스센터에서만 수리를 하는데 갑자기 외부에서 건들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운전자 측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 중”이라며 “현재 사고조사팀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히터 결함’ 분석 결과에 대해선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는 다르다”고 했다.
벤츠코리아 측이 운전자에게 ‘화재 원인이 외부에서 전선을 만진 탓’이라고 했는지, ‘보상 불가’를 통보했는지에 대해선 “확인이 되지 않는다. 확인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이 관계자는 “벤츠코리아는 고객과 소통하며 보상 논의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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