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자 여성 직원을 수차례 성희롱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의 파면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유상호)는 A씨가 코레일을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4일 밝혔다.
코레일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7∼8월 작은 규모의 철도 역사에서 2인 1조로 함께 근무하던 여성 상급자의 배와 팔뚝을 만졌고, 사무실에서 뺨에 입을 맞췄다.
또 “남자 직원과는 단둘이 술 안 마신다”면서 피해 여성 상급자에게 수차례 술을 마시자고 조르고 “우리 부부 같다”는 발언도 했다.
같은 해 9월 ‘직장 내 성희롱’으로 신고된 A씨는 이듬해 2월 파면됐다.
A씨는 “뽀뽀는 이성적 호감을 갖고 한 것이며 직상 상사를 상대로 직장내 직위를 이용한 성희롱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상 경력 등 공로와 근무평정을 고려하지 않고 정직 등 징계를 배제한 채 가장 무거운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표시했지만 신체 접촉을 했고, 역사가 외진 곳에 있거나 소수가 근무하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느꼈을 불안감이나 공포도 상당했을 것이라며 성희롱 및 업무 관련성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한국철도)공사의 징계양정 기준에 따르면 성희롱으로 인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은 비위 정도가 중하고 고의성이 인정되면 파면만 가능하고 징계 감경 제외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철도공사가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으로서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고 시민들과 대면 접촉도 잦다”며 “이런 특수성을 고려할 때 징계 기준이 사회 통념상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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