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발언과 관련해 정재호 주중 한국 대사에게 항의한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중국 정부는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윤 대통령의 언급 이후 한국을 향해 ‘말참견’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연일 이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이 지난 20일 명령에 따라 한국 지도자의 대만 문제 관련 잘못된 발언에 대해 정 대사에게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쑨 부부장은 정 대사에게 “대만 문제는 완전한 중국의 내정이고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라며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 내부의 일로 외부 세력의 개입이나 간섭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한국 지도자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대만 문제를 한반도 문제와 비교했다”며 “한국과 북한은 모두 유엔에 가입한 주권 국가로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성격이나 경위가 전혀 달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한·중 수교 정신을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며 대만 문제에서 언행에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쑨 부부장은 정 대사에게 유선으로 이러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정 대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한국은 일관되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고 이러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내용만 간략히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대만해협 긴장 상황에 대해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이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후 중국 외교부는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의 일로 다른 사람의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는다”거나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며 협박성 경고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20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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