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적은 말뚝을 묶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58)씨가 재판에 또 불출석했다. 스즈키씨의 계속된 법원 출석 거부로 2013년 시작된 재판은 11년째 공전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21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스즈키씨의 공판을 열었지만 그가 법정에 나타나지 않아 내년 3월15일로 다시 연기됐다.
재판부는 “사법공조 절차에 따라 기일을 열었으나 (피고인이) 불출석했다”면서 “구속영장이 18일 발부됐으며, 형사사법 절차에 따라 피고인 소환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스즈키씨 소환을 위한 구속영장이 제대로 집행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집행하려면 그가 자발적으로 한국에 들어오거나, 국제사법공조 요청에 따라 일본 측이 신병을 한국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법원은 2014년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지명수배를 요청하고 2018년 9월엔 일본 측에 범죄인 인도 청구도 했지만, 일본 정부는 비공식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스즈키씨가 2013년 9월 첫 공판부터 지금까지 모두 24차례 법정 출석을 거부하는 동안 7차례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모두 1년 기한 만료로 반납됐다.
스즈키씨는 2012년 6월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적은 말뚝을 묶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013년 2월 불구속기소 됐다.
그는 일본 가나가와시에 있는 윤봉길 의사 순국비에도 다케시마 말뚝을 세우고, 그것을 찍은 사진에 ‘윤봉길은 테러리스트’라는 글을 써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사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는다.
2015년에는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소녀상 모형과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적힌 흰 말뚝 모형을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과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나눔의집에 보내기도 해 2016년 추가기소 됐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