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선거 지원 유세장에서 폭발물을 투척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기무라 류지(24)가 스스로 청했던 변호사 선임 이후에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현지 지상파 마이니치방송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와카야마현 경찰은 기무라에게서 범행 동기를 포함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니치방송은 “기무라가 조사 초기에 ‘변호사가 온 뒤에 말하겠다’며 저명한 변호사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변호사가 선임된 지금까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잡담조차 응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기무라는 지난 15일 오전 11시30분쯤 와카야마현 사이카자키 어항(어업 항구)에서 현장 시찰을 마친 기시다 총리의 연설을 앞두고 폭발물을 던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은색 통 형태의 폭발물은 투척 시점으로부터 50초가량 지난 뒤에 폭발음을 내며 흰 연기를 일으켰다. 기시다 총리는 그 전에 대피해 다치지 않았다.
경찰은 도화선에 불을 붙여 폭발을 일으키는 ‘파이프 폭탄’이 기무라의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3년 이하 징역이나 50만엔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위력업무방해 혐의 외에도 살인 미수, 총포 도검류 소지 단속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무라의 폭발물 투척 당시 기시다 총리는 오는 23일 후반부 지방선거와 5개 선거구의 참·중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자민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와카야마현을 찾았다. 기무라에게 선거를 방해할 목적이 있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입을 열지 않는 기무라에게서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기무라는 지난해 피선거권 연령 제한과 공탁금 제도로 참의원 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역 시정보고회에도 참석할 만큼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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