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 업계가 조종사 고령화 등에 따른 은퇴 급증으로 인력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근무하는 조종사 절반 이상이 15년 이내에 은퇴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페이 말라키 블랙 지역항공사협회 대표는 19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교통·인프라위원회 항공 분과 소위 청문회에서 “조종사 부족으로 항공 서비스가 붕괴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현재 근무하는 조종사 절반 이상이 15년 내 은퇴 나이인 65세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새로 투입되는 젊은 조종사들 숫자는 고령 조종사의 공백을 메울 만큼 많지 않다. 조종사 인력 중 30세 미만은 8%도 채 안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블랙 대표는 “심각하고 지속적인 조종사 부족이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현재 42개 주에서 팬데믹 이전보다 항공사 운항 횟수가 줄었고, 136개 공항에서는 운항 횟수가 4분의 1 이상 감소했다”며 “항공사들은 소도시 11개 공항에 대한 항공편 운항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항공사에 속한 500대 이상의 비행기가 조종사 부족으로 유휴 상태에서 대기 중이다. 비행기 사용률은 팬데믹 이전보다 40%나 감소했다.
CNN은 “일부 항공사는 팬데믹 회복 후 기록적인 예약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 팬데믹 기간 동안 삭감한 서비스를 완전히 복구하지 못했다”며 “제한된 수용 능력과 강력한 수요의 조합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훨씬 높은 요금이 책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델타 등 대형 항공사가 높은 임금을 무기로 지역 항공사 인력을 채용하면서 소규모 항공사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블랙 대표는 “대형 항공사들이 지난해 1만3000명 이상의 조종사를 고용했는데, 대부분이 소규모 항공사 출신”이라며 “9500명의 신규 진입자로는 수요를 따라잡기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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