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폭발물을 던져 체포된 용의자 기무라 류지(24)가 과거 트위터에 올린 발언들로 인해 평소 일본의 선거제도와 세습 정치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교도통신은 19일 기무라의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에 “(정치인) 세습이 만연한 원인은 300만엔(약 3000만원)이나 공탁금을 요구하는 위헌적인 공직선거법이 있기 때문”이라며 현행 선거제도를 비판하는 글이 게재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기무라는 지난해 6월 공직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피선거권 조건으로 입후보하지 못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고베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참의원(상원) 선거를 한 달 앞둔 상황이었다.
일본 참의원 의원과 광역자치단체 지사는 30세 이상, 중의원(하원) 의원과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은 25세 이상이 돼야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무라는 당시 피선거권이 정한 참의원 의원 출마 기준 연령에 미치지 않았고, 공탁금 300만엔도 준비하지 못해 선거에 나설 수 없었다.
해당 트위터 계정에는 지난해 6월 27일 “참의원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다고 해서 20대 초반의 원고가 정부를 제소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와 함께 정부에 10만엔(약 1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장 사진이 게재됐다.
또 지난해 9월 8일엔 기시다 총리가 국회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의 뉴스 링크를 공유하며 “기시다 총리도 세습 3세다. 민의를 무시하는 사람은 통상 정치가가 될 수 없다”고 비판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는 당시 아베 전 총리의 국장 반대 여론을 기시다 총리가 무시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정치인) 세습이 만연한 원인은 300만엔 공탁금을 요구하는 위헌적인 공선법(공직선거)이 있기 때문이다. 서민은 입후보할 수 없으며 민주주의는 붕괴한다”고 주장했다.
기무라는 지난 15일 일본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의 사이카자키 어시장에서 보궐선거 유세에 나서려는 기시다 총리를 향해 폭발물을 투척한 혐의로 체포됐다. 기무라가 던진 폭발물은 낙하 이후 50초가량 지나서 터졌고, 기시다 총리는 바로 피신해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