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결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을 당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1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부 전 대변인은 “누구 명예를 훼손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부 전 대변인은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이 자리에 서게 돼 상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부 전 대변인은 이어 “단 한 번도 천공 이외 다른 사람 이름을 거론한 적이 없다”면서 “(천공) 관저 개입 의혹도 제가 이야기한 적이 없고, (천공이 관저에) 다녀갔다 정도만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부 전 대변인은 지난 2월 초 자신의 저서에서 “남영신 당시 육군총장으로부터 ‘천공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고위관계자(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와 함께 관저를 방문했다’는 보고를 공관 관리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터무니 없는 가짜 의혹”이라며 부 전 대변인과 그의 주장을 보도한 언론사 두 곳을 고발했다.
부 전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책에 적은 내용을 권력기관, 대통령실이 나서서 형사고발을 하는 것이 21세기 민주주의 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부 전 대변인에게 해당 의혹을 둘러싼 발언 의도와 사실관계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올 초 천공 휴대전화 위치기록을 분석한 결과 당시 관저 후보지 인근 기지국에서 잡힌 위치값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찰은 천공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천공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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