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는 17일 오후 안건조정위원회를 열고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과거 ‘위장탈당’ 논란을 거론하며 민 의원이 이번에도 안건조정위원으로 들어간 것에 반발, 전원 퇴장했다.
이번 개정안은 취업 후 상환하는 학자금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일부 무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이란 대학생이 대출을 받아 학교에 다니다 졸업 후 소득이 생기면 원리금을 갚게 하는 제도로 야당이 이날 처리한 개정안은 일정 소득을 올리기 전, 즉 취직 전이라 상환이 시작되기 전 기간에 대해 발생한 이자를 면제해준다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재정 부담·도덕적 해이·대학에 미진학한 청년 및 여타 취약계층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며 개정안에 반대해왔다.
안건조정위는 총 6명으로 구성되는데,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인 4명이 찬성하면 법안 통과가 가능하다. 이번 안건조정위는 서동용·박광온·강민정 민주당 의원과 이태규·김병욱 국민의힘 의원, 무소속 민형배 의원으로 구성됐다.
안건조정위원장인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의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 법안심사소위에서 의결했던 내용대로 다시 의결을 마쳤다”며 “저희는 국민의힘에 충분한 논의와 내부 토론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 처리를 강행하지 않고 상당한 시간을 드렸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선 여야가 민 의원을 안건조정위에 배치한 것에 대한 적절성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민 의원 탈당은 누가 봐도 위장탈당이며 심지어 당내에서도 꼼수탈당이니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며 “안건조정위원회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도 “민 의원의 탈당과 법사위 안조위 선임은 위법인데, 다시 민 의원이 교육위 안조위로 와서 안건 심의한다는 것은 헌재가 지적한 위법 내용을 지속하겠다는 의미이고 헌재 판결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이에 대해 “헌재 결정문엔 제 탈당이 위장 탈당이라는 판단이 없다”며 “위장 탈당은 정치 용어이지 법률 용어가 아니다”고 반발했다.
이날 안건조정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교육위 전체회의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향후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서 의원은 의결 직후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신청한 안건조정위원회에 계속 참여할 명분이 없으니 빠져나가기 위한 명분을 세우려는 게 아니었나 한다”면서 “청년 문제인 만큼 국가가 적극적으로 고민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