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도지사가 간부공무원들의 업무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지사 결재권의 절반을 부지사 및 실·국·원·본부장에게 넘기기로 했다.
충남도는 도지사 권한 위임 방안을 마련해 다음달부터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김 지사는 앞으로 핵심 현안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번 조치로 도지사 결재사항 160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72개(45%)가 부지사와 실·국·원·본부장에게 위임된다.
예산안 편성, 탄소중립경제 특별도 추진 전략 및 이행과제 발굴·수립, 광역경제행정 계획 수립·협약,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 계획 수립, 감염병 예방 관리 종합계획 수립 및 시행 등은 도지사 권한으로 남긴다.
국제교류 기본계획과 역점과제 관리 기본계획 수립, 조례 및 규칙에 대한 도보 게재·공포 등은 간부공무원들에게 넘기기로 했다.
결재권뿐 아니라 정책적인 권한도 위임한다. 먼저 도지사가 위원장을 맡는 위원회의 수는 기존 36개에서 23개로 줄인다. 올해 중점 관리 대상인 도정 과제 100개는 난이도에 따라 부지사나 실·국·원·본부장으로 추진 주체를 지정한다. 이를 관리하기 위한 도정 현안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한다.
실·국·원·본부장 중점 관리 대상인 도정 과제, 도정 현안 TF 운영 결과는 도지사에게 즉시 보고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한다.
이밖에 40억원 미만의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은 부지사나 실·국·원·본부장 책임 아래 추진되도록 조치한다. 실·국·원·본부장이 맡은 중점 관리 대상 과제와 관련된 예산은 예산편성시 우선적으로 반영되도록 한다.
간부공무원들의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도정을 운영하는 만큼 도는 다양한 행정수요에 대한 탄력적인 대응, 신속한 업무처리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도정 현안을 신속하게 해결하려면 지시사항 이행만이 아니라 창의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도지사 의지에 따라 이번 권한 위임 방안을 마련했다”며 “김 지사는 공공기관이나 대규모 투자 유치 등 정치력이 필요한 굵직한 현안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해 취임 이후 개최한 첫 실국원장회의에서 “양 부지사는 총리, 실·국·원·본부장은 한 부처의 장관이라 생각하고 도정에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에는 “부지사와 실·국·원·본부장이 권한을 갖고 책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권한을 대폭 위임하겠다”며 “모든 책임은 도지사가 지겠다”고도 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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