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절반에 가까운 4년제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 대학 분야 연구기관인 대학교육연구소는 2023학년도 국·공·사립 4년제 대학 193개교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회의록을 전수조사한 결과, 86개교(전체 44.6%)가 학부, 대학원, 정원 외 외국인 등의 등록금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학부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17개교(8.8%)로 8개 대학은 교육대학(국립)이고, 9개 대학은 동아대·세한대 등 사립대학이었다.
대학원이나 정원 외 외국인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전체의 35.8%에 해당하는 69개교였다.
대학들의 무더기 등록금 인상은 2009년 등록금 동결, 2012년 국가장학금 Ⅱ 유형 사업이 시작된 이후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국가장학금 Ⅱ 유형 사업은 등록금 동결·인하 대학에 대해서만 지원을 하도록 하고 있다. 현행법상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 등록금을 높일 수 있음에도,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주저해온 이유다.
지난해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가장학금을 포기하면서까지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들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올해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은 4.05%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월 8일 브리핑에서 “정부 기조(등록금 동결)에 동참 않고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는 유감을 표한다”며 사실상 경고했지만, 정부도 고물가 추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막을 뾰족한 대안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절반에 가까운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했다는 것은 대학 재정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특히 학부 등록금을 인상한 17교 중 절반 가까이가 국립대학이다. 대학의 재정 위기에 대한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지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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