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이탈리아)가 구단 역사상 첫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첫 경기에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나폴리의 ‘철벽’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2차전 출전할 수 없는 악재까지 더해졌다.
나폴리는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열린 2022-2023시즌 UCL 8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AC밀란에 0대 1로 졌다. 나폴리는 슈팅(16대 12)과 유효슈팅(6대 2)에서 앞서며 경기를 주도하고도, 일격을 맞은 뒤 상대 수비를 끝내 뚫지 못하면서 4강 진출에 먹구름이 꼈다.
앞선 세리에A 리그 맞대결에서 0대 4 대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긴 나폴리는 이날 복수를 노렸지만 오히려 2연패를 당했다. 경기 초반 나폴리는 강한 압박으로 AC밀란을 후방 빌드업부터 저지하며 상대 공격을 차단했지만 AC밀란의 역습에 당했다.
전반 39분 AC밀란의 미드필더 브라힘 디아즈는 후방에서 패스가 온 볼을 그대로 회전하며 확보한 뒤 드리블 질주함으로써 압박하러 온 나폴리 미드필더 2명을 벗겨냈다. 순식간에 중원이 텅 빈 나폴리는 수비수 3명만 최후방에 버텼지만, AC밀란 공격진은 5명이 치고 들어왔다.
디아즈가 오른편의 레앙에게 패스를 줬고, 레앙이 다시 왼편으로 넘겨준 볼이 디아즈를 거쳐 왼쪽에서 쇄도하던 이스마엘 베나세르로 향했다. 베나세르는 강한 왼발슛으로 나폴리의 골망을 흔들었다.
나폴리는 후반 반격에 나섰지만, 좀처럼 AC밀란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오히려 잠보 앙귀사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앙귀사는 후반 25분 거친 파울로 첫 옐로카드를 받은 뒤 4분 뒤에 또 경고를 받았다. 수적 열세에 놓인 나폴리는 결국 만회골에 실패하며 석패했다.
김민재는 이날 실점 상황을 제외하면 준수한 수비로 풀타임 활약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축구통계사이트 풋몹은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7.2, 후스코어드닷컴은 4번째로 높은 6.76을 매겼다.
하지만 경기 막판 경고로 2차전 출전이 막힌 것은 아쉽다. 김민재는 후반 33분 경합하던 상대가 넘어져 주심이 파울을 선언하자 과격한 항의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UCL은 8강까지 옐로카드 3장이 누적되면 다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데, 김민재는 조별리그와 16강 1차전에서 각 1장씩 받았다. 나폴리는 팀 핵심인 김민재와 앙귀사 없이 2차전을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한편 디펜딩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UCL 8강 1차전 홈경기에서 첼시(잉글랜드)를 2대 0으로 꺾었다. 전반 21분 카림 벤제마가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29분 마르코 아센시오의 추가골이 터졌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이날 승리로 구단 역사상 UCL 최다 승리 사령탑으로 우뚝 섰다. 안첼로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며 UCL에서 개인 통산 35승째를 기록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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