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미국의 기밀문서 유출로 한국 국가안보실 도·감청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에 제삼자가 개입돼 있다”며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에 어떤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전달)할 게 없다. 왜냐하면 누군가 위조한 것이니까”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유출된 미국 기밀문서 전체가 조작됐다는 의미냐는 말에 “미국 국방부 입장도 있고 현재 (미국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많은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섣불리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어제 제가 말씀드린 사실은 미국이 확인을 해줬고, 어떤 것이 어떻다 하는 것은 우리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환 전 안보실장 등의 대화가 조작됐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묻지 말라. 어제 제가 한마디로 말했고, 거기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전날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서 한·미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도·감청 논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같은 주제로 물어보려면 떠나겠다. 다른 주제로 물어보라”고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 차장은 “(방미 기간) 안보, 외교, 경제 분야를 두루 만날 것”이라며 “여러 미팅을 갖고 심도 있는 협의를 갖겠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경제 안보 이슈, 군사 안보 이슈 그리고 사회 문화 이슈에서 각각 몇 가지 중요한 주제들이 남아 있다”며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또 국민이 알기 쉽게 국익을 충분히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해설이 잘되도록 마지막 쟁점을 잘 해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정상회담 결과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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