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성과급으로 유명한 보험업계에서 단연 눈에 띄는 곳은 메리츠화재다. 지난해 보험사 임원 연봉 TOP5 중 3명이 메리츠화재 소속이었다. 메리츠화재는 실적 중심의 ‘성과주의’ 경영을 내세우며 매년 역대급 실적 상승을 이뤄내는 등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보험사 임원의 연봉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29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24억원, 김종민 메리츠화재 부사장이 23억3000만원, 이범진 메리츠 화재 부사장이 22억5000만원,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이 20억3000만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5년 동안 김 부회장·김 부사장·이 부사장 등 메리츠화재 임원 3명이 받은 연봉은 220억원이 넘는다. 김 부회장이 92억6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김 부사장과 이 부사장은 각각 66억2000만원, 62억2000만원을 받아갔다.
메리츠화재의 파격적인 성과급 지급이 가능한 배경에는 다름 아닌 김 부회장이 있다는 평가다. 그는 2015년 메리츠화재 수장으로 나섰을 때부터 ‘성과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말 그대로 학벌·직급에 관계없이 철저하게 성과로만 평가해 성과급과 승진, 권한을 주겠다는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월 표준연봉의 평균 6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는데, 이는 삼성화재(47%), DB손해보험(41%), 삼성생명(23%) 등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는 업계 내 직원 평균 연봉 1위기도 하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메리츠화재 직원의 평균연봉은 7829만원으로 삼성화재(4504만원), KB손해보험(5400만원), 한화손해보험(4400만원), DB손해보험(5245만원), 현대해상(4300만원)에 앞섰다.
철저한 ‘성과주의’ 기조는 메리츠화재의 눈에 띄는 실적 상승을 견인하는 원동력이다. 실제 2015년 1713억원 수준이었던 연간 순이익은 지난해 8683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손해보험업계에서 2위인 DB손해보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과 2021년 대표이사 3연임에 성공했으며 오는 2024년 3월까지 메리츠화재를 이끌 예정이다. 김 회장은 2025년까지 ‘장기인보험 매출 1등, 당기순이익 1등, 시가총액 1등’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메리츠화재 내에서는 ‘업계 최고 연봉’ 등 외부 평가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기본급이 타사 대비 낮다보니 성과급 지급율이 높다고 해도 절대적인 연봉에서는 업계 내에서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기본 직원 연봉이 1000만원~1500만원 정도 낮다”며 “기본급이 낮은 대신 성과를 많이 내면 성과급으로 어느 정도 보완이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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