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지사가 산불 와중에 골프치고, 술자리를 가졌다는 내용을 보도한 방송사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 지사는 9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방송사 취재기자와 보도 책임자 등 2명을 상대로 허위사실 명예훼손죄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보도를 본 사람은 제가 산불이 나고 있는데 골프장에 간 사람으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당시 산불도 나지 않았고 골프장이 아닌 연습장이었다. 연습장은 토요일 오전 7시쯤에 갔고, 산불이 난 것은 그로부터 9시간 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초 보도 이후 해당 언론은 무려 7번 기사를 수정했다. 앞에 쓴 기사가 잘못된 것을 시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기사 제목이 ‘산불 때’에서 '‘산불 난 날’로 바뀌고 다시 ‘산불 와중’으로 바뀐다. 시점을 교묘히 섞어 쓰거나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계속 산불과 관련지어 명예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한 방송사 기자는 지난달 31일 김 지사가 강원도 고성군 식목일 행사에 참석한 뒤 춘천으로 돌아와 일과 중 골프 연습을 하고, 같은 날 저녁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이날 강원도에는 홍천과 원주에서 산불이 났고 김 지사가 술자리를 갖던 무렵에도 주불만 잡힌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또 5ha 이상 산림을 태운 산불이 지난달 18일 오후에도 있었는데, 김 지사는 이날 아침에도 골프연습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도는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달 31일 발생한 원주 산불은 오후 4시7분, 홍천 산불은 오후 6시1분 진화가 완료됐고 보도에 언급된 만찬은 산불 진화 후 이루어진 것”이라며 “주말 토요일인 3월 18일 골프연습장 방문 시간은 오전 7∼8시였고, 이날 오후 4시38분 발화된 평창 산불 이전에 이뤄졌다. 도내에는 16일 밤부터 18일 오전까지 일체 산불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달 18일 골프 연습과 31일 만찬은 도내 산불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것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7일 “김 지사에 대한 보도와 관련해 김기현 대표는 금일 중앙당 당무감사실을 통해 보도된 내용의 진위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으며 사안의 경중에 따라 책임을 묻는 조처를 할 것을 사무총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춘천=글 사진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