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비’ (정)지훈이와 ‘페이커’ (이)상혁이 형, 둘 다 워낙 폼이 좋으니까요.”
젠지 ‘피넛’ 한왕호가 결승전의 승부처로 미드라인을 꼽았다.
젠지는 8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4라운드 경기(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KT 롤스터에 3대 1로 역전승했다. 이날 승리로 바로 다음 날인 9일 열리는 결승전에 진출, T1과 세 시즌 연속으로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하게 됐다.
‘꺾이지 않은 마음’이 빛을 봤다. 경기 후 기자실을 찾은 한왕호는 2세트 때 불리한 상황에서도 간절하게 게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세트가 쉽지 않았는데, 2세트를 역전해서 (시리즈를) 역전할 수 있었다”면서 “2세트 때 포기하지 않은 스노우볼이 굴러갔다”고 덧붙였다.
KT는 정규 리그 때 젠지가 두 번 모두 졌던 상대이기에 의미가 크다. 이와 관련해 한왕호는 “정규 리그 때도 당연하게 패배하진 않았다.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지거나 충분히 이길만했던 경기를 졌다. 역전당한 경기도 빈번했다”면서 앞선 정규 리그 때도 양 팀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늘은 큰 무대도 우리에게 도움이 됐다”면서 “우리가 실수를 하면 KT도 실수를 하게 되는 큰 규모의 경기장이었다”고 말했다. 또 “밴픽을 준비할 시간도 많았다. 플레이오프 참가 팀 중에 (KT가) 밴픽적으로 가장 덜 까다로웠다”고 덧붙였다.
젠지는 이날 승리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출전도 확정지었다. 한왕호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는 이상혁과 함께 이제 둘만 남은 LCK의 ‘라스트 MSI 챔피언’이다. 둘은 2017년 SK텔레콤 T1(現 T1)에서 우승을 맛봤다. 그해 이후로 LCK는 MSI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듬해엔 롱주 게이밍 소속으로 나섰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5년 만에 다시 나서는 대회다. 그는 “세 번째로 MSI에 나서는데, 과거에는 리그를 대표해서 가는 것이어서 부담감이 컸다”면서 “이제는 리그 대표로 두 팀이 나가다 보니 부담감이 전보다 덜하다. 편히 즐기고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왕호는 9일 열리는 결승전의 승부처로 미드를 꼽았다. 동시에 T1의 견고함을 주목했다. 그는 “폭발력이야 워낙 강했던 팀인데, 같은 멤버로 2년 차를 맞다 보니 더 견고해졌다”면서 “선수 한 명이 게임을 뒤집을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래도 승부처를 꼽는다면 미드”라면서 “두 선수 모두 워낙 폼이 좋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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