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큰 영향은 피했지만, 자금조달에 있어서 여전히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스타트업 시장조사업체 피치북과 미국벤처캐피털협회(NVCA)는 7일(현지시간) ‘2023년 1분기 예고 리포트’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데이터에 직관적으로 보이진 않으나 SVB 파산으로 예상됐던 벤처캐피탈(VC)에 대한 큰 피해는 대부분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VB는 지난 40년간 스타트업과 밴처캐피탈(VC) 등을 상대로 거래해 이들 기업이 상당 부분 자금을 맡겨온 곳이다. SVB 파산으로 스타트업들의 줄도산이 우려됐었다.
미국의 스타트업들이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 이유는 미 정부가 신속히 개입해 모든 예금을 보호해 주겠다고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로 예금 보호 한도를 초과해 예치했던 스타트업과 VC들도 모두 예금을 찾을 수 있게 됐다.
SVB 파산은 시장에 불필요한 압박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보고서에서는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불안한 경기 전망 등으로 자금 조달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용했다는 뜻이다.
올해 1~3월 미국의 스타트업이 VC로부터 조달받은 자금은 370억달러(48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인 825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9년 4분기인 339억달러 이래로 가장 작은 규모다. 스타트업 투자 건수도 줄었다. 올해 투자 건수는 2865건으로 지난해 5243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5분기 연속 하락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