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삼 제주시장과 이종우 서귀포시장이 제주 제2공항 추진 갈등과 4·3 폄훼 움직임 등 현안이 산적한 시기에 뜬금없는 역할바꾸기 이벤트를 계획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전날 양 시장은 하루 동안 서로의 임지(任地)를 바꾸는 ‘1일 시장’ 이벤트를 계획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논란이 되자 중단했다. 서귀포시는 행사를 예고한지 하루만에 ‘전면 철회’를, 이벤트를 먼저 제안한 제주시는 2시간 만에 ‘보류’를 결정했다.
예정했던 1일 시장 일정을 보면 양 시장은 30일 오전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만나는 516도로 성판악 지점에서 만난 뒤 상대 시청으로 가 간부공무원과 티타임을 갖고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어 제주시장은 서귀포시 치유의 숲과 문화도시센터, 생활문화플랫폼, 트레이닝센터 등 문화체육시설을 방문하고, 이후 남원 파크골프장으로 가 만찬을 가진 뒤 퇴근하는 일정이다.
같은 시각 서귀포시장은 워케이션 장소인 질그랭이거점센터와 송당리 비자림로 공사 현장, 업사이클링센터를 방문한 뒤 제주시청으로 돌아와 간담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러나 1일 시장 이벤트는 공개 후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자 몇 시간만에 중단이 결정됐다.
이번 이벤트는 추진 목적이 불분명한 데다 제주 제2공항과 4·3 왜곡 현수막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한 시기에 추진돼 더 큰 논란이 됐다.
이벤트가 진행되는 동안 각종 사업에 대한 시장의 결재가 미뤄지고, 부서장들은 이벤트 일정에 맞춰 움직이면서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제주도지사와 부지사가 출장과 병가로 부재 중인 상황에서 4·3 추념식을 앞둔 시점에 논란이 될 수 있는 이벤트가 추진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 곱지 않다.
제주시 관계자는 “서귀포시의 문화도시 추진 상황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라며 “의도는 좋았다. 행사를 완전 취소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