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이 인구감소에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선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논공행상’을 위해 공공기관을 무분별하게 설립한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광주시와 클린아이 공시에 따르면 지방 공기업을 제외한 광주지역 출자·출연기관은 지난해 말 기준 20개로 인구가 월등히 많은 서울(942만8300여명) 68개, 부산(331만7800여명) 32개, 인천(296만7000여명) 25개 등에 비례해 많은 수준이다.
광주 인구는 2월 말 현재 143만1000여명으로 규모가 비슷한 대전(144만 6000여명) 19개보다 더 많은 출자·출연기관을 두고 있다.
지자체의 출자·출연기관이 늘어난 것은 세분화하고 전문화된 행정수요에 맞춰 다양한 분야에서 공공서비스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춘 경제·문화 진흥과 교육, 복지, 공공재 관리 등 공익목적의 사업도 한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선거를 통해 새 지자체장이 취임한 직후 당선에 도움을 준 캠프 출신 인사들의 논공행상을 위해 소규모 공공기관을 무분별하게 설립한 탓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광주시의 경우 민선 4기(2006년 7월~2010년 6월) 동안 광주영어방송 등 3개가 신설된 데 이어 민선 5기 광주여성가족재단 등 4개, 민선 6기 광주평생교육진흥원 3개, 민선 7기 역시 광주사회서비스원 등 3개가 신설됐다.
그 사이 2008년 142만2000여명에서 2014년 147만 5800여 명으로 정점을 찍은 광주 인구는 2018년 145만9000여 명, 2020년 145만 6000여 명에 이어 지난해 143명 1000여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2014년까지 증가하다가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
해당 기간 지방공기업법 적용을 받아 비교적 설립이 까다로운 지방공기업은 광주도시공사 등 4개로 그동안 변동이 없었다. 그동안 민선 단체장은 재선된 박광태(4기) 시장을 빼고 강운태(5기), 윤장현(6기), 이용섭(7기) 시장으로 연속해서 교체됐다.
소규모 출자·출연기관이 잇따라 출범하면서 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은 20개로 급증했으나 이 중 절반 가까이는 지난 1월 행정안전부가 개정한 ‘지방 출자·출연기관 설립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행안부는 지방 공공기관의 방만한 운영을 막기 위해 상임 임원과 정규직, 무기계약직을 포함해 최소 28명 이상의 인원으로 조직을 꾸리고 전체 예산의 50% 이상을 반드시 현안 사업비로 편성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시는 출자·출연기관 개수가 아닌 소속 임직원 수를 기준으로 따지면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 20개 공공기관 임직원은 2130명으로 인구가 비슷한 대전 2019명, 2배 정도 인구를 가진 대구 4323명에 비교해 결코 많지 않다는 주장이다.
광주시는 지난달 공공기관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광주관광재단과 김대중컨벤션센터를 광주관광공사로 통합하는 등 소규모 8개 출자·출연기관을 4개로 통합하는 내용의 구조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시 관계자는 “논공행상을 위한 공공기관 설립의 고질적 고리를 끊겠다”며 “유사·중복 기능을 합치고 민간 경합사업을 합리적으로 정비해 기능 중심의 출자·출연기관이 운영되도록 조직·예산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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