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넘어 몰도바까지 넘본다” 美언론 폭로

미국 언론이 러시아가 2030년까지 몰도바를 위성국화 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전략적 계획이 담긴 크렘린궁 문서를 야휴뉴스가 입수했다고 전하며 세부 내용을 보도했다.

이 문서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2021년 하반기에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군사·인도주의·경제 등으로 구분된다.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서방의 몰도바 내정 간섭 시도에 대응하면서 몰도바 내에 친러시아 세력을 키워 러시아 주도의 경제·안보 협력체에 가입시킨다는 계획이다. 동유럽에 위치한 몰도바는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낀 인접국으로 옛 소련에 속했던 국가 중 하나였다.

러시아는 우선 튀르키예와 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몰도바에서 러시아의 지위를 약화하려는 시도를 차단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영향력도 무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어 2030년까지 몰도바의 정치 및 경제 엘리트 계층에 친러시아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안정적인 세력을 구축하겠다계획이다. 러시아는 이를 통해 몰도바를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군사·안보 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가입시키려 한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러시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친러시아 정부를 세워 몰도바를 위성국으로 전락시키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그러나 몰도바는 친서방 성향인 마이아 산두 대통령하에 EU 가입을 시도하고 있고, 지난해 3월 긴급 가입 신청서를 제출해 현재 후보국 지위 상태다.


몰도바 내 ‘트란스니스트리아’(러시아명 프리드녜스트로비예) 지역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을 몰아내기 위한 몰도바 정부의 시도를 무산시키려는 러시아의 계획도 문서에서 드러났다.

이 지역은 소련 붕괴 이후 몰도바에서 독립을 선언한 미승인 분리주의 지역으로 친러 성향을 띠고 있다. 주민들은 몰도바에서 분리·독립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러시아군이 주둔 중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이 지역을 침공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역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초 러시아가 친서방 노선의 현 몰도바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몰도바에 반정부 시위 등을 주도할 비밀공작요원들을 잠입시킬 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가 트란스니스트리아 침공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공작요원들)이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러시아 군인 복장을 한 채 프리드녜스트로비예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몰도바 수도 키시너우에선 실제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 12일 산두 대통령 정권이 보여주고 있는 친서방 성향에 반대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이에 정부는 자국의 안정을 해치려는 러시아가 배후에 있다고 비난했다.

몰도바 경찰은 이날 시위에서 대규모 소요 사태를 일으키는데 관여한 혐의로 7명을 검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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