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갑내기 부부가 이란성 쌍둥이를 출산했지만, 출산한 산모의 하반신이 마비된 사연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단체들은 다방면으로 부부를 돕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36살 동갑내기 부부 이예원·손누리씨다. 아내 손씨는 지난 7일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이란성 아들 쌍둥이인 하준과 예준을 1분 간격으로 분만했다. 출산 당시 하준은 몸무게 2.6㎏, 예준은 2.4㎏로 두 아이 모두 매우 건강한 상태로 태어났다.
부부의 쌍둥이 출산은 이번이 두 번째다. 부부는 2020년 4월에도 이란성 아들 쌍둥이를 2분 간격으로 낳았다. 이렇게 쌍둥이를 연속 출산하는 겹쌍둥이 확률은 10만분의 1로 추정될 만큼 매우 드문 일이다.
겹쌍둥이를 낳았다는 기쁨도 잠시 부부에게 큰 아픔이 찾아왔다. 출산 직후 산모가 하반신 마비증세를 보여 정밀검사를 진행했고, 심각한 결핵성 척추염이 확인됐다. 남편 이씨는 “아내가 출산 3개월 전부터 등 통증을 호소했지만 단순한 임신통으로 여겼다”며 “출산이 멀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밀검사를 받을 겨를도 없었다”고 했다.

손씨는 충북대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대에 올랐지만, 예전처럼 건강하게 걸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농자재 회사에 다니는 이씨는 현재 육아휴직을 한 뒤 아내와 태어난 쌍둥이를 돌보고 있다. 또 다른 쌍둥이 2명은 장모님 손에 맡겼다.
이씨는 “돌볼 가족이 둘이나 늘었는데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아 막막하다”며 “네 아이를 위해서라도 아내가 기적적으로 다시 일어서기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의 사연이 전해지자 김영환 충북도지사도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충북도가 정성을 다해 겹쌍둥이 가족을 모시겠다”고 전했다. 도 관계자는 “긴급 의료지원비 등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지원금 신청에 대해 적극적으로 안내하면서 부부를 도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 차원에서도 부부를 돕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 관계자는 “후원 계좌를 열어 민간단체나 개인의 지원을 받고 있다”며 “겹쌍둥이 가족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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