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경기도지사 시절 비서실장이 사망한 것을 두고 ‘과도한 검찰 수사’라고 말한 데 대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제발 남의 핑계 좀 대지 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유씨는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사건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오는 길에 취재진에게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 수사 당하는 것이 제 잘못인가”라고 입장을 밝혔다.
유씨는 이날 오전 재판에 출석하는 길에도 “본인(이재명)이 책임져야 하는데 항상 뒤로 물러나 있다. 도시공사(성남도시개발공사)의 경우엔 저만 기소돼 있지 않나”라며 억울해했다. 이어 “그분도 책임질 것이 있으면 책임을 져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인 전씨는 전날 오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전씨는 유서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이 대표의 이름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숨진 전씨에 대해 “굉장히 조용하게 일하시던 분인데 안타깝다”고 했다. 또 전씨가 생전 “이 대표의 사소한 부분까지 많이 챙겼다”고 기억했다.
이어 유씨는 “공무원들은 나중에 갖은 처벌을 받게 되니 두려운 것”이라며 “그걸 숨기려다가 자백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뒤늦게 자백하면 진술 번복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씨는 “결국 뭘 하든 내가 우선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데 따른 압박감에 공무원들이 굉장히 힘든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장이 너무 무리하고 편법적인 것을 요구하면 공무원들은 굉장히 괴로워하고 끙끙 앓게 된다”고 덧붙였다.
유씨 측은 전씨 사망 소식에 간밤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며 재판을 일찍 마쳐달라고 요청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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