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5연전 때문에 팬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셨을 거예요. 꾸준히 보내주신 응원 덕분에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마칠 수 있었어요. 앞으로 남은 세 경기도 방심하지 않고 전부 이겨서, 최대한 높은 자리에서 정규 리그를 마무리해야죠.”
KT 롤스터 ‘비디디’ 곽보성이 강팀들과의 5연전을 2패 뒤 3연승으로 마친 소감을 밝혔다.
KT는 8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8주 차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 2대 1로 이겼다. 10승5패(+7)를 누적해 단독 4위 자리를 굳혔다. 2~3위권 팀들인 디플러스 기아, 젠지(이상 10승4패)를 바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KT는 ‘지옥의 5연전’으로 꼽혔던 상위권 팀들과의 연전에서 3승2패를 수확했다. 앞서 이들은 디플러스 기아와 T1에 연달아 완패하면서 기세가 꺾이는 듯했으나, 이후 젠지와 리브 샌드박스를 연이어 잡아내면서 다시 제 궤도에 올랐다. 그리고 이날 한화생명까지 꺾어서 기분 좋은 3연승에 성공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곽보성은 “강팀과의 5연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해서 다행”이라면서도 “구도 정립이 잘 안 돼서 플레이가 꼬였던 것 같다. 충분히 활약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찝찝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카’ 김건우와 미드라인에서 맞붙은 그는 1세트 때 나온 애니 대 아지르 구도에서 자신이 더 좋은 플레이를 펼쳐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구도에 대해 데이터를 충분히 쌓지 못했던 게 문제라고 밝혔다. 곽보성은 “애니 대 아지르 구도는 스크림에서도 애니가 ‘필밴’이어서 연습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애니가 유리하게 스노우볼을 굴리기 위해서 1레벨 때 해야 하는 플레이가 있다. 그런데 내가 ‘구도 정립’을 충분히 하지 못해서 그 플레이를 실패했다. 그래서 라인전이 불리해졌던 게 아쉽다”고 설명했다.
곽보성은 또 “전반적으로 게임을 이겼다고 판단해서 스킬 미스가 자주 나왔던 점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특히 역전패한 2세트와 관련해서 그는 “정말 쉬운 구도의 한타가 많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게임을 이끌어나가지 못했다”면서 “심적으로 답답했다”고 밝혔다. 이날 KT는 9000골드 가까이 앞서나가던 2세트를 역전당해 패배했다.
KT는 2연패 뒤 3연승으로 지옥의 5연전을 마쳤다. 곽보성은 “T1전이나 디플러스 기아전에선 아무것도 못하고 졌다. 감독님께서 늘 ‘흐트러지지 마라’라고 말씀하시는데, 우리가 흐트러졌다”며 “연패 이후 감독님께서 선수들이 경각심을 느끼게끔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게임 내용의 변화보다는,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바뀐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정신무장의 결과는 빠르게 나왔다. KT는 5연전 중 세 번째 경기였던 젠지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곽보성은 “연습에선 실전처럼 100%의 집중력을 쏟기가 쉽지 않다”면서 “집중력 끌어올리기처럼 기본적인 것부터 고치려고 노력했다. 또 운영법이나 상대팀 분석을 위해서 팀원들이 다 같이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곽보성은 5연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도 젠지전을 꼽았다. 그는 “아무래도 나와 관련된 기념일들이 겹쳐있기도 했다. 불리했던 게임을 역전한 것도 KT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스노우볼을 굴리는 건 자신 있지만, 반대로 불리한 게임을 뒤집는 능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그 경기가 뜻깊다”고 첨언했다.
이제는 KT는 자신들보다 순위가 낮은 브리온, 광동 프릭스, DRX와의 경기만을 남겨놨다. 곽보성은 “팀원들끼리도 ‘우리는 강팀과 붙을 때 더 잘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한다”면서 “상대적으로 약팀으로 꼽혔던 1라운드 당시의 리브 샌드박스, 광동 프릭스한테 졌던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 절대 방심하지 않고, 탄탄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팀들과 붙으면 라인전 단계부터 경각심을 느끼고, 평소보다 더 긴장한 채로 게임을 하게 된다. 반면 상대적 약팀들과 붙을 땐 무의식적으로 느슨해지곤 한다”면서 “절대 그런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 마음가짐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고 재차 각오를 다졌다.
이제 플레이오프도 염두에 둬야 할 시기다. 곽보성은 팀의 결승전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T1을 제외하면 전부 잡아봤으니 플레이오프에서도 충분히 결승전 진출 이상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T1에 완패한 뒤로 팀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 이후로 팀적으로 발전했다고 느낀다. (결승전에) 못 갈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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