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회장이 2019년 1월 17일 중국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송명철 북한 조선아태위 부실장과 함께한 간담회 자리에서 “형님(이 전 부지사) 때문에 큰 돈 쓴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7일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 뇌물수수 재판에는 2004년 쌍방울에 입사해 현재 중국 길림성 길림 공장 생산본부장으로 근무 중인 A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쌍방울 임원의 중국 출장을 수행한 A씨가 언급한 간담회는 중국 선양 캠핀스키 호텔에서 열린 ‘북남경제협력사업’에 대한 사업 설명회로 쌍방울이 북측 인사들에게 대북 사업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엔 김 전 회장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이 전 부지사, 북측 송 부실장 등이 참석했다.
A씨는 간담회가 열린 당일 저녁 만찬 자리에서 김 전 회장은 술자리를 주도했고 건배 제의를 하면서 “형님 때문에 큰 돈 쓴다. 형님 없었으면 절대 이 돈 안 쓴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했다. A씨는 이어 “김 전 회장이 송 부실장과 나이를 서로 공개하며 형님, 동생 하자고 했고 이에 송 부실장은 ‘형(김 전 회장)이 잘못하면 동생(송 부실장)이 도와줄 수 있다’는 말도 했다”고 증언했다.
해당 간담회 참석이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는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에 대해서도 A씨는 반박했다. 그동안 이 전 부지사 측은 경기도와 북한 간의 회의 때문에 중국에 방문했는데 우연히 쌍방울과 북측 관계자들의 회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동석하게 됐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A씨는 “2019년 1월 17일 행사 당일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같은 차량으로 회의장으로 이동했고, 이날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은 15분~20분가량을 제외하곤 함께 있었다”고 했다. A씨는 당시 공항에 나가 김 전회장과 이 전 부지사, 경기도청 직원 2명을 수행했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2019년 5월 쌍방울 관계자들이 중국에서 이 전 부지사와 함께 식사한 뒤 비용을 계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검찰이 A씨에게 쌍방울의 출장비 정산서를 보여주며 “정산서에 ‘고려식당, L VIP 외’라고 적혀있는데 무슨 의미냐”고 묻자 A씨는 “‘L VIP’는 이 전 부지사를 말한다. 보통 이화영 부지사 외 몇 명이라고 작성하는데 이날은 인원이 많아 ‘L VIP 외’ 로 적었다”고 답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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