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응원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가하는 조리돌림을 인간적, 정치적, 법률적으로 견뎌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6일 시민언론 민들레에 기고한 ‘수모(受侮)를 견디는 힘’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내가 이 대표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 수모를 견디는 힘을 잃지 말고 정치적·법률적으로 생존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전 이사장은 2002년 초 당시 노무현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하던 때를 회고하며 “당시 노무현 후보가 대전시의 지구당사를 순회하는데 이인제 후보가 당사를 떠나면 곧바로 해당 당사를 이어 방문하는 ‘곁불 쬐기’ 작전을 준비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런데 이인제 후보가 시간이 흘러도 나오지 않자 한 시간을 헛되이 기다린 노무현 후보가 ‘정치는 중요하고 귀한 일인데 정치인의 일상은 참 남루해요. 이건 뭐 아무것도 아니지요. 정치로 무언가를 이루려고 한다면 이런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수모를 견뎌야 합니다. 정치가 그래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치업자는 수모를 견디는 힘이 강하지만 주로 대의에 헌신하는 사람인 정치인은 수모를 견디는 힘이 약하다”며 “대중에게 정치가로 인정받으려면 오랜 시간 수모를 견뎌야 한다. 나처럼 수모를 견디는 힘이 약한 사람은 정치하지 않는 게 현명하고 그래서 누군가 정치를 하고 싶다며 의견을 물으면 언제나 말리곤 한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이사장은 “요즘은 방송 뉴스와 포털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애를 쓰지만 윤 대통령이 검찰을 동원해 이 대표를 조리돌림하고 있다는 정도는 뉴스를 꼼꼼히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며 “대통령이 검사 시절 한 말을 빌리자면 그는 ‘수사권으로 대선 경쟁자를 욕보이는 정치 깡패 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권한으로 자신과 가족의 이익을 지키는 모습은 너무나 뚜렷해서 정치업자에 가깝다고 본다”면서 “국민의힘과 그 전신인 정당 소속 대통령 가운데 ‘정치가’에 가까웠던 경우는 김영삼 대통령뿐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혹평했다.
유 전 이사장은 “나는 수모를 견디는 힘이 모자라서 정치를 떠났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인간 이재명은 수모를 견디는 힘이 뛰어나고 다른 능력도 뛰어나지만 그 힘도 있어서 여기까지 왔다”고 이 대표를 지지했다.
그는 “‘깻잎 한 장 차이’로 대선에서 졌기 때문에 당하는 오늘의 수모를 견딜 힘이 그에게 있다고 나는 믿는다”면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지 말고 재판정을 드나드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당대표와 국회의원의 권한을 충분히 행사하면서 윤 대통령이 가하는 조리돌림을 인간적 정치적 법률적으로 견뎌내기 바란다”고 응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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