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년 전 침몰한 덴마크 왕실 난파선에서 향신료들이 이례적으로 보존이 잘 된 상태로 발견됐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신료가 발견된 난파선은 과거 덴마크·노르웨이 국왕 한스가 소유했던 왕실 선박 ‘그립슌덴’이다. 이 난파선은 1945년 스웨덴으로 항해하던 도중 의문의 화재가 발생해 발트해에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1960년대 다이버에 의해 선체가 처음 발견된 이후 선수상(figurehead·배의 앞부분 끝에 나무로 만들어 붙이는 보통 여자 모습의 상)을 비롯한 다양한 유물들이 발굴됐다.
발굴 책임자인 스웨덴 룬드대 고고학자 브렌던 폴리에 따르면 향신료들은 난파선 침전물 속에서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종류도 사프란·후추·생강 등으로 다양했다.
폴리는 “발트해는 산소농도와 온도, 염도 등이 유독 낮아 수많은 유기물이 잘 보존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해양생태계의 다른 곳에서는 잘 보존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한스왕 시대에는 사프란과 정향 등 향신료를 유럽 내에서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를 배에 싣는다는 것 자체가 높은 신분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 난파선에는 2020년에 화물칸의 나무통에서 철갑상어 유해가 온전한 형태로 발견돼 발트해의 독특한 환경이 주목받았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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