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3일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악인 캐릭터 ‘엄석대’로 비유한 데 대해 “우리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민주당보다 더한 짓을 한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문열 선생을 모독해도 분수가 있지 어찌 우리 당 대통령을 무뢰배 엄석대에 비유하느냐”고 적었다.
그는 “지난번에는 개고기에 비유하더니 이번에는 무뢰배에 비교하나”라며 이 전 대표의 ‘양두구육(羊頭狗肉 앞에서 양머리를 걸고 뒤에서 개고기를 판다, 겉과 속이 다름)’ 발언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지난 대선 기간 ‘양두구육’한 사람이었다고 발언해 여권 일각에서 ‘대통령을 개고기에 비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홍 시장은 “우리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민주당보다 더한 짓을 하는 건 예의도 아니고 도리도 아니다”라며 “마음이 급한 줄 알지만 이제 그만 자중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앞서 이날 정오쯤에도 페이스북에 “한국 정치판에도 예의도 없고 질서도 없는 철부지 청년 꼰대들만 설치는 난장판이 돼 가고 있다”며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앞으로도 나는 생각이 바르고 소신이 뚜렷한 청년 정신을 지닌 꼰대로 살아갈 것”이라며 “그런 꼰대로 불리는 것은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 내 당권 다툼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내용에 빗댔다. 소설에서 반장인 엄석대는 권력을 유지하려 전학생 한병태에게 집단 괴롭힘을 가한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엄석대로, 친윤계 의원들을 엄석대에 동조하는 측근으로 묘사했다. 친이준석계 ‘천아용인’ 후보들은 엄석대에 저항한 주인공 한병태로 비유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누군가 전당대회를 반장 선거에 비유했던가, 반장 선거를 통해 엄석대가 권력을 획득하면 그 권력이 무한한가”라며 “담임 선생님이 바뀌었을 때 엄석대는 몰락했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들은 모두 그를 버리고 떠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담임 선생님은 항상 바뀐다, 이미 우리의 선생님인 국민은 우리를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며 “6년 전 우리는 국민들에게 호되게 혼났던 집단이고 그때도 또 다른 엄석대가 있었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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