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반값’ 모델을 공개할까. 테슬라는 미국 중부시간으로 3월 1일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투자자의 날’ 행사를 열고 장기 계획으로 ‘마스터플랜 3’를 발표한다. 2020년대 성장주를 대표하는 테슬라에 자금을 댄 투자자들은 저가형 전기차의 출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테슬라 ‘투자자의 날’을 예고하면서 “머스크가 지난해 ‘모델 2’로 알려진 2만5000달러(약 3300만원)짜리 전기차 출시 계획을 보류했다. 하지만 테슬라 팬들은 저가형 모델에 대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계획을 듣고 싶어 한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세단형 전기차로 대표 상품인 ‘모델 3’는 한국에서 599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금은 머스크의 구상에서 벗어났지만 한때 언급됐던 ‘모델 2’는 거의 반값에 가까운 저가형 모델로 기대를 받았다.
테슬라의 ‘반값 모델’이 ‘투자자의 날’을 앞두고 거론되는 이유는 중국 기업 비야디와 전기차 점유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신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시장의 요구에 있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금융가와 언론들은 테슬라의 저가형 모델 생산을 위한 공장 증설과 설비 투자 계획을 놓고 저마다 다른 전망과 가능성을 제시하며 머스크의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배런스는 “머스크가 2만5000달러짜리 전기차를 제시한 적이 있지만, 공급망의 변수를 고려하면 3만 달러가 합리적일 것”이라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전했다. 미국 은행 웰스파고는 “테슬라가 3만 달러짜리 모델을 출시하면 자동차 시장 전체 수요의 95%를 충족할 수 있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다만 머스크는 ‘투자자의 날’을 앞두고 저가형 전기차 모델 출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마스터플랜 3’에 대해 지난 7일 트위터에 “지구를 위해 완벽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미래로 가는 길”이라고만 소개했다. 테슬라의 주력 사업인 전기차와 태양광은 모두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산업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 금융가와 언론들은 테슬라가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저가형 전기차 배터리,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로보택시, 신규 공장부지 등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머스크가 과거에도 테슬라의 중요한 사업 목표를 제시해왔지만 제대로 이행한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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