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투성이 아들 ‘마지막 배웅길’…“나를 데려가지” 母 통곡 [포착]

Է:2023-02-11 15:04
ϱ
ũ
11일 오후 인천 한 장례식장에서 학대로 숨진 초등학교 5학년생 A군(12)의 발인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가로·세로 30㎝ 정도 되는 영정 액자 속 남자아이는 공룡 인형을 두 손에 든 채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아이의 외삼촌은 영정 사진을 품에 꼭 안은 채 쏟아지는 눈물을 연신 손으로 훔쳤다.

새엄마와 친아버지의 폭행으로 멍투성이로 숨진 초등학교 5학년생 A군(12)의 마지막 길은 조촐했다.

A군의 발인을 앞두고 친엄마가 아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인천의 한 장례식장 지하 1층 빈소 입구에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보낸 조화 하나만 덩그러니 놓였다. 조화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하늘에서는 행복하길’이라는 추모글이 적혀 있었다.

부검 후 장례가 치러진 사흘간 울며 빈소를 지킨 가족은 친엄마와 외삼촌 등 외가 친인척들뿐이었다.

전날 새엄마 B씨(43)와 친부 C씨(40)는 각각 아동학대치사와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엄마가 다른 A군의 어린 두 여동생은 임시 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A군의 친엄마는 연합뉴스에 “아이 친가 쪽 사람들은 장례 기간 한 명도 조문하러 오지 않았다”며 “어제 옛 시댁 식구들에게 전화했더니 ‘애는 이미 죽었으니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제 전 남편이 구속된 경찰서 유치장에 찾아가 면회하면서 ‘아이를 저렇게 만들 거면 내가 그렇게 보내달라고 했을 때 보내지 왜 안 보냈느냐’고 따졌다”며 “자기는 ‘몰랐다’고 변명만 하더라”고 울먹였다.

사망 당시 A군의 몸무게는 30kg 밖에 되지 않았다. 또래 남학생들보다 15㎏ 넘게 적었다. 부검 직후 엄마가 본 아들의 모습은 치골이 튀어나올 정도로 바짝 말라 있었고, 몸 군데군데에 찍히고 긁힌 자국도 시퍼런 멍과 함께 보였다.

친엄마는 “제가 같이 살던 7살 때 사준 내복을 12살 죽는 날에도 입고 있었다”며 “어릴 때는 잘 먹어 통통했는데 부검 후 보니 엉덩뼈가 살을 뚫고 나올 정도로 말라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A군의 친엄마가 아들의 관을 실은 운구차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운구차가 출발하자 통곡하는 A군의 친엄마. 연합뉴스

A군은 체구가 왜소한데다 비쩍 마른 탓에 관 크기도 작았다. 관은 장례식장 직원들 손에 들려 운구차에 실렸고, 화장될 인천 부평승화원으로 옮겨졌다.

친엄마는 운구차가 출발하자 “나를 데리고 갔어야지, 왜 애를 데리고 가냐”며 주저앉아 통곡했다.

A군은 한 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경찰은 전날 구속한 B씨 부부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 학대 수법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계모 B씨는 지난 7일 오후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인 A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친부 C씨도 평소 상습적으로 아들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B씨 부부는 경찰에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면서도 “훈육 목적이었고 학대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