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동반 외출하는 소유주는 앞으로 이동장치뿐 아니라 동물이 탈출할 수 없도록 잠금장치도 설치해야 한다. 개 물림 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법이다. 동물을 직접 안거나 목줄·가슴줄을 잡는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하는 공간에 기숙사·오피스텔 등 준주택도 추가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4월 27일 동물보호법 시행에 앞서 법률 위임사항을 규정한 동물보호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내달 28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개 물림 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반려동물 소유주의 책임을 엄격하게 규정한 것이 이번 개정안의 특징이다.
우선 반려견과 외출하는 소유주는 이동장치를 사용하는 경우 동물이 탈출할 수 없도록 잠금장치를 갖춰야 한다. 현재까지는 동물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 또는 가슴줄을 하거나 이동장치를 사용하면 됐지만, 이제는 이동장치에 잠금장치까지 설치해야 한다. 또 반려동물을 2m 미만의 짧은 줄에 묶어 사육하는 것이 금지된다.
안전조치가 요구되는 공간의 범위도 넓어졌다. 기존에는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공동주택 건물 등이 여기에 해당했지만 기숙사와 다중생활시설, 노인복지 주택, 오피스텔 등 주택 내부 공용공간까지 추가됐다. 이 공간에서 반려동물 소유주는 동물을 직접 안거나 목줄·가슴줄을 잡는 등 안전조치 의무를 다해야 한다.
동물을 줄로 묶어 기른다면 줄 길이는 2m 이상으로 규정됐다. 동물의 습성 등 부득이한 사유가 없으면 빛이 차단된 어두운 공간에서 장기간 사육하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개·고양이 기준 20마리 이상을 보호하는 시설은 보호시설 명칭과 주소, 운영자 성명, 보호시설 면적, 수용 가능 마릿수 등을 관할 시군구에 신고하는 것이 의무화됐다.
아울러 공격성이 있는 동물은 명확히 분리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사육 시설을 소독·청소해야 한다. 보호동물 50마리당 1명 이상의 인력도 있어야 한다. 다만 이미 운영 중인 보호시설은 시설 보완 등을 위해 2년간 유예기간이 부여된다.
사육포기 동물의 지자체 인수제가 도입되면서 소유자 등이 동물 인수신청을 할 수 있는 구체적 사유와 근거도 마련됐다. 6개월 이상의 장기입원 또는 요양, 병역 복무, 태풍·수해·지진 등에 따른 주택 파손·유실 등 정상적으로 동물을 키우기 어려운 경우 지자체에 해당 동물을 넘길 수 있다.
동물학대 예방 등을 위한 CCTV 설치 장소도 명확해졌다. 동물보호센터와 민간동물보호시설은 보호실과 격리실에, 동물판매업체(경매장)는 경매실·준비실 등에, 동물미용업체는 미용작업실 등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
지자체에서 피학대 동물을 구조한 뒤 소유자에게서 격리하는 기간은 3일 이상에서 5일 이상으로 확대됐다. 피학대 동물을 소유자가 반환받을 때는 학대행위 재발 방지 등을 위한 사육계획서를 제출하게 된다.
이 외에 실험동물 전임 수의사제 도입에 따라 연간 1만 마리 이상의 실험동물을 보유·사용하는 동물실험 시행기관은 전임 수의사를 둬야 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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