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아크 부대’ 방문 중 벌어진 ‘UAE의 적은 이란’ 발언과 관련해 이란 측의 반발이 이어지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19일(현지시간) 해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UAE 파병 부대인 아크 부대를 방문해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발언해 외교적인 논란을 불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취리히 현지 브리핑에서 “(대통령 발언은) 아크 부대 장병들에게 UAE가 직면한 엄중한 안보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의 말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발언은 한·이란 관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라며 “오해는 제가 볼 때는 풀릴 수 있다고 보고, 오해를 증폭시켜서 문제를 어렵게 만들 생각은 한·이란 양측 모두 없을 것이라고 저희들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이) 동결 자금 문제, 윤 대통령의 핵무장 관련 발언 등을 문제 삼는 것을 보고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오해를 했기 때문에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설적으로 오해라는 게 증명됐기 때문에 우리 측도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명확히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해가 풀린다면 (관계) 정상화가 빨리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에 특사를 보내는 등 고위급 대화도 염두에 두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조금 오버를 하는 행동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 18일 윤강현 주이란 한국대사를 불러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 그러면서 이란 자금 동결 문제를 지적하고, 최근 윤 대통령이 핵무기 제조 가능성도 거론했다며 해명도 요구했다.
이에 외교부는 19일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대통령실의 입장과 동일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한편 윤 대통령은 19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열린 스위스 다보스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로서는 우리가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를 존중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와 대한민국 국민들은 북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에 대해서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체 핵무장 보다는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우선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북핵) 문제가 심각해져 대한민국에 전술 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해명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취리히=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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