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 이기영(32)이 구속기소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전담수사팀(팀장 형사2부장 정보영)은 강도살인 및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등의 혐의로 이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대검 통합심리분석을 통해 이씨가 사이코패스로서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기존에 적용됐던 강도살인 및 사체은닉 등의 혐의 외에 보복살인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이씨는 지난해 8월 3일 오후 경기 파주시 주거지에서 동거녀이자 집주인이던 A씨(50)의 머리를 둔기로 10여차례 내리쳐 살해하고 공릉천변 일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4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20일 음주운전 접촉사고를 무마하기 위해 택시기사 B씨(59)를 집으로 유해 둔기로 내리쳐 살해하고 옷장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금전적인 목적 외에 음주운전 누범인 이씨가 경찰에 신고당할 경우 실형 선고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 보복살인 혐의를 추가했다. 이씨는 피해자들의 명의를 이용해 1억여원의 돈을 편취하고 범행을 은폐하려고 피해자들의 행세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3일부터 10월 26일까지 36차례에 걸쳐 A씨 명의의 신용카드로 인터넷 뱅킹에 접속해 3930만원을 이체하거나 결제한 혐의(컴퓨터 등 사용사기)도 받고, 같은달 12일부터 9월 22일 사이 A씨 명의의 체크카드로 95차례에 걸쳐 4193만원을 결제한 혐의(사기 및 여신전문금융법 위반)도 확인됐다.
살인 범행 이후인 지난해 11월 13일까지 A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이용해 지인 등에게 92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보낸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와 지난해 11월 A씨 명의의 아파트를 빼돌리기 위해 매매계약서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사문서위조행사)도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21일부터 24일 사이 B씨 명의의 인터넷뱅킹에 접속해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고 6차례에 걸쳐 4788만원을 자신에게 이체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달 22~23일에는 B씨 명의의 신용카드로 5차례에 걸쳐 물품을 구입하면서 769만원을 결제했고, 22~25일에는 B씨의 휴대전화로 B씨 가족에게 132회에 걸쳐 메시지를 보낸 것도 밝혀졌다.
살인사건 외에도 이씨가 허위사업체를 만들어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지원금 1000만원을 부정하게 타낸 사실도 밝혀졌다.
대검 통합심리분석 결과 이씨는 감정과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한 사이코패스 성향이 관찰됐고, 폭력범죄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평가돼 검찰은 이씨에 대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는 확보됐으나, 경찰과 협력해 피해자 시신을 찾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며 “죄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전담수사팀을 통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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