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말실수로 빈축을 샀던 조 바이든(80)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공개석상에서 사람 이름을 잊어먹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였던 고(故)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기념일을 맞아 시민단체 ‘내셔널 액션 네트워크’가 워싱턴DC에서 주관한 조찬 행사에 참석했다.
킹 목사의 장남인 킹 3세(65)와 그의 아내 안드리아 워터스 킹(49)도 행사에 함께했다. 이날은 안드리아의 생일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단상에 나가 마이크를 잡고 이날이 안드리아의 생일임을 밝히고 즉흥적으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행사장에 모인 이들도 축하송을 따라 부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때 바이든 대통령은 “사랑하는~” 대목까지 부른 뒤 생일 주인공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듯 얼버무렸다. 일부 참석자는 황당한 듯 실소를 터트렸다.
노래를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멋쩍은 듯 “자, 이제 당신도 30대가 됐지만 잘 견디세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이 역시 말실수였다. 안드리아는 올해 49세다. 다만 이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의 농담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이 말을 들은 참석자들도 웃음으로 응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종종 말실수를 해 왔다. 이 때문에 그가 고령으로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9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행사에서 이미 사망한 연방 하원의원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모습을 보여 구설에 올랐다. 바이든은 하원의원이 한 달 전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 애도 성명까지 냈기도 했다.
아세안정상회의에서는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로 잘못 불렀고, 지난해 4월에는 그가 연설 직후 허공을 향해 혼자 손을 내밀고 악수하는 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치매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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