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딸을 옷걸이로 때리고 집에 혼자 남겨둔 채 상습적으로 PC방에 다녀온 30대 엄마가 아동학대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딸을 폭행하고 성적으로 학대한 아빠가 먼저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1·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A씨에게 보호관찰과 함께 8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하고 3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A씨는 2020년 6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딸 B양(6)을 10차례 학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말을 듣지 않는다며 상습적으로 딸의 허벅지와 엉덩이 등 온몸을 옷걸이로 폭행했다. 또 6개월간 65차례나 딸을 혼자 집에 방치하고 PC방 등지에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2∼3시간씩 집을 비웠으며 밤늦게 나가 7시간 뒤 아침에 귀가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B양의 아버지 C씨(30대)가 앞서 구속된 점을 고려해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누구보다도 피해 아동을 안전하게 양육할 의무가 있는데도 상습적으로 신체 학대를 했다. 동거인인 C씨가 B양을 학대하는 것을 방조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고 A씨 자신도 동거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초범이고 현재 피해 아동을 양육하는 A씨의 어머니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남편 C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5일 징역 13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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