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덕분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플레이한 게 우승 원동력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790만달러)에서 통산 4승째를 역전승으로 장식한 김시우(28·CJ대한통운)는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모든 공을 아내 오지현(27·대방건설)에게 돌렸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CC(파70)에서 막을 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최종합계 18언더파 262타로 정상에 등극했다.
김시우는 지난해 12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통산 7승을 거둔 오지현과 웨딩마치를 올렸다. 둘은 이번 대회에 신혼여행을 겸해 출전했다. 오지현은 당분간 KLPGA투어 활동을 접고 남편을 뒷바라지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우승은 결혼 후 첫 출전한 대회에서 거둔 것이라 부부에게는 더욱 의미가 컸다.
우승 직후 국내 취재진과의 가진 화상 기자회견에서 “결혼 후 첫 대회였는데 (아내가) 와줘서 고맙고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결혼식 후 1~2주 동안 쉬며 클럽을 잡지 않았다. 지난주에 아내와 신혼여행 겸 하와이에 들어왔다. 대회에 출전 중이지만 ‘대회에 왔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편했다. 아내 덕분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여행처럼 즐길 수 있었다”고 우승의 공을 아내에게 돌렸다.
아내 오지현은 결혼 전에도 틈틈이 미국으로 건너가 김시우의 경기를 직관하면서 힘을 보탰다. 김시우는 “지난 시즌 때도 (오)지현이가 미국에 넘어와서 같이 시간을 보내고 갤러리로 와줬다. 그게 큰 힘이 됐다”며 “이번에도 긴장되는 상황에서 같이 걸어주고 웃어주니 긴장이 풀렸다. 쉬운 길이 아닌데 와줘서 고맙다”고 아내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나타냈다.
김시우는 승부처가 된 17번홀(파3) 칩인 버디와 18번홀(파5) 버디 상황을 설명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7번홀이 쉬운 홀이 아니었기에 일단 잘 마무리한 다음 18번홀에서 승부를 본다면 우승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17번홀을 잘 마치고 자신감이 생겼다. 상황이 잘 맞아 떨어져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8년 최경주(53·SK텔레콤) 이후 15년 만이다. 그에 대한 소감을 묻자 김시우는 “최경주 프로님이 우승한 대회에서 나도 따라 우승을 한 것은 좋은 징조인 것 같다”며 “최 프로님이 닦아놓은 길을 내가 따라갈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시우의 향후 일정은 설연휴 기간인 오는 19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출전이다. 이 대회는 김시우가 2021년에 통산 3승을 수확했던 ‘약속의 땅’이다. 김시우는 “2년전에 우승했던 대회인데 좋은 성적을 다시 낼 수 있도록 국내 팬들의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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