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수원 KT의 간판 하윤기(24)가 홈에서 열린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에서 MVP에 올랐다. 체육관 분위기를 시종일관 지배한 최준용(29)은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의 영예를 안았다.
하윤기는 15일 경기도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올스타전에서 28득점으로 활약하며 ‘팀 이대성’의 122대 117 승리를 견인했다.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29득점을 올린 ‘팀 허웅’ 소속 전성현에 이어 득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쿼터까지 8점을 기록한 하윤기는 후반 들어 본격적으로 득점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골밑을 말 그대로 지배하며 3쿼터와 4쿼터에 각각 10점씩 추가했다. 이 같은 활약에 더해 이번 올스타전이 ‘안방’격인 수원에서 열린 점까지 고려돼 MVP 투표에선 총 77표 중 67표를 가져갔다. 이날 경기 도중 열린 덩크슛 콘테스트에서도 ‘덩크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그는 최종 2관왕이 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하윤기는 거듭 “꿈 같다”며 “너무 영광스럽다”고 몸둘 바를 몰라 했다.
경기 자체는 팀 이대성이 시종일관 리드했다. 경기 시작 직후엔 양 팀이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며 접전을 벌였지만, 1쿼터 중반 최준용이 연거푸 클러치 상황에서 3점슛을 꽂아넣으며 흐름을 가져갔다. 팀에 리드를 안긴 그는 이어 머리 위로 공을 든 채 상대를 약올리고 과감한 백보드 패스를 성공시키는 등 경기 초반부터 엔터테이너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중반부턴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 30점까지 점수가 차이 나면서 흐름이 다소 느슨해졌다. 팀 허웅이 전성현의 3점포를 앞세워 막판 추격에 나섰지만 동점·역전을 만들어내는 데엔 실패했다.
본경기 못지 않게 관심을 모았던 3점슛 콘테스트에선 허웅이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에서 16점을 기록한 허웅은 준결승에서 한국프로농구(KBL) 최고 슈터 전성현을 만나 18점을 집어넣었고, 결승에선 김국찬을 상대로 19점을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중엔 렌즈 아반도가 빛났다. 비록 본 경기엔 출전하지 못했지만,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압도적 점프력을 바탕으로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1위에 올랐다. 예선과 결선 1·2라운드 총 세 차례의 심사에서 5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모두 10점 만점을 받는 ‘올 텐’의 기염을 토했다. 아반도는 그뿐 아니라 경기 도중 진행된 3대3 농구 대결에서도 웃었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샘조세프 벨란겔과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팀을 이뤄 김선형 변준형 이정현(고양 캐롯)이 나선 국내 선수 팀을 13대 7로 꺾었다.
다양한 팬 서비스는 소닉붐 아레나를 꽉 채운 3325명의 관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유명 댄스팀 ‘훅’과의 하프타임 합동 공연에선 이정현(서울 삼성)과 김선형이 ‘불장난 댄스’를 선보였다. 양 팀 선수들이 팬과 함께 안무를 보고 노래를 알아맞히는 ‘몸으로 말해요’에선 헤매는 오마리 스펠맨을 보다 못한 라건아가 난입,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를 재현해 좌중의 폭소를 끌어냈다.
수원=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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