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감독 경질’ 후폭풍 속에서도 연승을 이어갔다.
흥국생명은 8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3대 1(25-23, 30-28, 23-25, 26-24)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달렸고 1위 현대건설과 승점을 4점으로 좁혔다.
구단 윗선의 선수 기용 지시를 거부해 권순찬 전 감독이 경질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흥국생명은 이날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렀다. 감독대행이던 이영수 전 수석코치가 지난 경기 승리 후 바로 사퇴 의사를 밝히자 흥국생명은 지난 6일 김기중 전 수석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정작 경기는 감독대행 체제로 치러졌다. 구단은 한국배구연맹(KOVO)을 통해 “감독 선임 업무를 마무리하는 관계로 김대경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나선다”고 전했다.
에이스 김연경도 장염 증세 등 컨디션 난조로 시즌 첫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김연경은 벤치와 웜업존에서 선수들을 지원했고, 선수들도 똘똘 뭉치며 최근 성적이 저조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무난한 승리를 거뒀다. 외국인 선수 옐레나가 28점으로 경기 최다득점을 내며 공격을 책임졌다. 김다은이 19점을 보탰고 이주아와 김미연이 각 12점, 11점을 보탰다.
김 감독대행은 경기 후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해줘 고맙다”며 “해왔던 스케줄대로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구단 내 상황에 대해서는 “이영수 수석코치 사퇴로 코칭스태프도 동요가 있다. 현 상황에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피해자들이 많다”며 “다들 마음속으로 아픔을 간직한 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BK기업은행은 산타나가 24점, 육서영과 표승주가 각 16점, 13점을 내는 등 매 세트 끝까지 흥국생명을 괴롭혔지만 뒷심 부족으로 3연패 늪에 빠졌다. 김호철 감독은 “하지 말아야 할 범실들이 너무 많이 나왔다”며 “마음에 안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IBK기업은행은 범실 28개로 흥국생명보다 2배 많았다. 다만 경기 후반에 투입돼 팀에서 2번째로 많은 득점을 한 육서영에 대해서는 “자기 몫을 했다. 합격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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