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추가 범행 여부를 살피고 있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30일 이씨 주변인들을 추적하며 연락이 닿지 않는 인물이 있는지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바탕으로 그와 교류했던 이들 중 연락이 닿지 않는 인물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이씨는 평소 유흥업소 관련 인물들과 다수 연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가 살해한 동거녀와 그의 현재 여자친구 역시 유흥업에 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생활하면서 사용한 돈의 출처에 대해서도 금융거래 내역 등을 통해 파악 중이다. 이씨가 타고 다녔던 SUV차량은 이씨 가족 명의로 확인됐다.
또 고양과 파주 등에서 접수된 실종 신고와 이씨의 연관성 등도 확인하고 있다. 현재 집안 곳곳과 여행용 가방에서 혈흔이 발견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이씨는 지난 28일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된 뒤 신상정보 공개 결정을 통보받고 진술을 오락가락하는 등 이상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지난 20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60대 택시 기사 A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파주시 집으로 데려가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8월 초에는 집주인이자 동거녀인 50대 여성 B씨를 살해해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4개월 사이에 연쇄살인을 저지른 이씨의 범행은 그대로 묻힐 뻔했지만 현 여자친구인 C씨가 파주시 집에서 고양이 사료를 찾으면서 밝혀졌다.
이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피해자들 명의의 대출금, 신용카드 등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범행이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범행 직후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거액을 사용한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계획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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