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9일 위원장이 공석인 사고 당원협의회 68곳 가운데 42곳에 대한 조직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했다. 김경진 전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이 약진하면서 비윤(비윤석열)계 사이에서 반발이 일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조직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보고한 당협 조직위원장 인선안을 의결했다. 조직위원장은 당협 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협위원장에 오르게 되므로 사실상 이날 의결로 당협위원장이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당협위원장은 차기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서 상임공보특보단장을 지낸 김 전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 조직위원장에 임명됐다. 이준석 당대표 시절에 동대문을 조직위원장에 내정됐던 ‘친이준석계’ 허은아 의원(비례)은 심사에서 탈락했다.
허 의원과 마찬가지로 이 대표 체제에서 경기 성남 분당을 조직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심사가 보류됐다. 비대위는 성남 분당을 등 26곳을 공석을 남겨뒀다.
비대위원인 전주혜 의원(비례)은 서울 강동갑에서 윤희석 전 윤석열 캠프 대변인을 꺾었고, 김종혁 비대위원은 경기 고양병에 배치됐다. 정운천(전북 전주을), 노용호(강원 춘천갑), 윤창현(대전 동구) 등 현역 비례대표 의원들도 각각 조직위원장에 임명됐다.
검사 출신 인사들도 눈에 띈다. 이명박정부 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지낸 김진모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은 충북 청주 서원, 심재돈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최기식 전 대구지검 1차장은 의왕·과천에 배정됐다.
친윤 인사들이 대거 임명된 반면 비윤계는 배제되면서 당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친윤이 아니면 다 나가라는 거냐”며 “비윤 솎아내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친윤이고 검사 출신이면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이리저리 당협 쇼핑도 할 수 있는 당의 현실이 부럽기보다는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비윤계 김웅 의원도 “처음부터 조강특위 활동에 대해 솎아내기라는 우려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과거 지역구였던 서울 마포갑을 공석으로 비워둔 점을 꼬집으며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이번 결정이 친윤의 마녀사냥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강동갑에서 밀린 윤 전 대변인도 “헌신했던 사람은 희생되고 혜택받은 사람은 또 특혜를 받는 것. 공정과 상식이라 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정현수 구승은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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