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변경하기로 했다. 1988년부터 써오던 ‘쌍용차’라는 사명은 3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곽재선 쌍용차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2 자동차인의 밤’ 행사에서 “주주총회를 거쳐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곽 회장은 “(사명을) 쌍용차로 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그룹사의 이름인 KG모빌리티로 갈 것인가 고민했다. 어떤 걸 택할 것인지 엄청나게 고민한 끝에 새로운 이름으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명 변경에 관한 논의는 이름에서 ‘자동차’를 빼야한다는 데서 시작했다고 한다. 국내 최대 규모 자동차 전시회인 서울모터쇼는 지난해 서울모빌리티쇼로 명칭을 바꿨다. 기아도 지난해 기아자동차에서 ‘자동차’를 뺀 기아로 사명을 변경했었다. 기존 자동차 회사는 더 이상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모빌리티 회사로 나아가야한다는 취지다. 쌍용차도 이런 맥락으로 사명에 있는 ‘자동차’를 ‘모빌리티’로 바꾸기로 했다.
‘쌍용’을 그대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쌍용’이라는 이름은 이미 팬덤층이 구축돼 있는데 이걸 포기하고 가는 게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었다. 고민 끝에 ‘쌍용’을 빼기로 했다. 쌍용C&E, 쌍용건설 등 ‘쌍용’을 쓰는 다른 회사가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곽 회장은 “쌍용차라는 이름에 팬덤층이 있다. 하지만 쌍용차에 씌워져 있던 아픈 이미지도 있다. 모두 다 바꿀 것이다. 앞으로 (KG모빌리티가 생산하는) 새로운 차는 KG라는 이름을 붙여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내년 3월 예정인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사명을 바꿀 계획이다. 쌍용차는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처음 시작했다. 이어 신진자동차(1967~1975), 동아자동차(1975~1986)라는 이름을 사용하다 1986년 쌍용그룹에 인수되며 1988년부터 쌍용차라는 사명을 썼다. 내년에 사명 변경 절차가 완료되면 ‘쌍용차’라는 이름은 35년 만에 사라진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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