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어린 의붓딸의 신체를 접촉한 남성에 대한 성추행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입건 전 조사는 사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로 범죄 혐의점이 드러나면 피의자 입건 등 정식 수사로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의붓딸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고 21일 밝혔다.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 19일 MBC에서 방송한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 나왔다. 익산시에 사는 한 재혼 가정의 남성 A씨가 일곱 살 의붓딸과 놀아주면서 ‘가짜 주사 놀이’를 했는데 이때 아이의 엉덩이를 손으로 반복해서 찔렀다.
의붓딸은 신체접촉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으나 A씨는 아이의 엉덩이를 찌르는 행동을 계속했다. A씨는 방송에서 딸에 대한 애정 표현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그의 행동이 아동성추행에 해당한다는 항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논란이 커지자 MBC는 입장문을 내고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성범죄 피해자의 2차 피해 우려가 있는 만큼 구체적인 사건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혐의점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불러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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