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카드업계가 시중 금리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신규 발행 신용카드채와 만기 도래 채권의 금리 스프레드(차이)가 4% 이상 벌어진 것이다. 카드업계가 내년 한 해 동안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만 1조원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10~12월) 신규 발행 카드채 금리는 6.15%까지 상승했다. 신규 발행 카드채와 만기 도래채 간 금리 스프레드는 4.07%로 벌어졌다. 예·적금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은행이나 다달이 보험료를 받는 보험사와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신용카드사는 주로 카드채를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기존 신용카드채 만기가 도래하면 같은 금액만큼을 재발행해 차환하는데 이때 드는 이자 비용이 급등한 것이다.
신규 발행 신용카드채와 만기 도래채 간 금리 스프레드는 올해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금리 스프레드는 마이너스(-)였다. 신규 발행 신용카드채 금리가 만기 도래채보다 낮아 재발행할 때마다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직후인 지난해 4분기 0.4%로 플러스(+) 전환하더니 올해 1분기 0.74%, 2분기 1.55%, 3분기 2.57%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신용카드업계가 부담한 이자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4500억원 증가하면서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서 15%까지 확대됐다.
문제는 내년과 내후년 중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카드채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전체 신용카드채 중 62% 만기가 2023~2024년 끝난다. 신용카드업계는 이를 차환하는 과정에서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재 신규 발행 신용카드채와 만기 도래채 금리 스프레드가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업계가 카드채 조달 규모를 유지한다면 내년 부담해야 하는 연간 이자 비용은 올해 대비 94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채 만기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올해 4분기 기준 신용카드채 발행 만기는 1.8년까지 단축됐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신용카드채 발행 만기가 4년 안팎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하로 짧아진 것이다.
신용카드채 발행 외에 다른 활로를 찾는 카드사도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신한은행으로부터 4000억원을 빌리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대출 금리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신용카드업계에서는 신한카드가 카드채 발행 대비 1% 포인트가량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롯데카드는 최근 3억 달러(약 3900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롯데카드 매출 채권을 기초 자산으로 발행한 ABS에는 싱가포르 DBS은행과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ABS 금리는 민간 채권평가사 평균 평가 금리(6.2%)보다 1% 포인트 낮게 책정됐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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