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 선발 출전했으나 득점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황의조가 74분 활약한 한국은 24일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대 0 무승부를 거뒀다. 황의조는 전방에서 강한 압박을 시도하다 후반 29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조규성과의 교체 지시를 내리면서 그라운드에서 빠져나왔다.
황의조의 실전 감각은 월드컵을 앞두고 팬들 사이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황의조는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에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주가를 높인 뒤 지난 8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했다. 이후 곧바로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됐다.
하지만 황의조는 올림피아코스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며 그리스 리그인 수페르리가 엘라다에서 단 2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교체출전까지 포함해 3경기를 나섰지만 출전 시간은 단 143분에 불과했다. 대신 유로파리그에서 기회를 부여받으며 5경기에 선발 출전해 398분을 소화했다.
하지만 급격히 줄어든 경기 출전 수가 악영향을 미친 듯 이전처럼 매서운 발끝을 뽐내지는 못했다. 아직 소속팀에서 데뷔골을 신고하지 못한 상황이다. 방출설까지 나올 정도로 입지가 악화됐다.
여러 우려 속에도 황의조를 향한 벤투 감독의 신뢰는 굳건했다. 2022 K리그1 득점왕 조규성을 비롯해 나상호 등 원톱으로 기용할 대체 자원이 있었지만 월드컵 첫 경기 선발 요원으로 황의조를 선택했다.
벤투 감독은 세밀한 위치선정과 지능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성격으로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선수단 기용에서만큼은 확실한 단호함을 보이는 그의 선택은 이번에도 황의조였다. 황의조는 벤투 감독의 플랜A로 대표되는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우루과이의 골문을 겨냥했다.

황의조의 득점 감각은 예전 같지 않았다. 상대 수비수들을 압박하며 활발하게 전방 압박을 했지만 상대 수비 블록에 갇히며 고립되는 모습이 잦았다. 경기 초반 공격적인 흐름을 내준 우루과이가 잔뜩 웅크리며 다윈 누녜스 등 발 빠른 공격수들의 속도를 바탕으로 역습 기회를 얻어내는 데 집중한 탓도 있었다. 디에고 고딘 등 베테랑 수비수들과의 제공권 싸움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황의조는 전반 34분 완벽한 기회를 잡았으나 득점으로 연결 짓지 못했다. 김문환이 상대 진영 박스 안 우측에서 공을 잡은 뒤 황의조에게 낮고 빠른 크로스를 전달했다. 황의조의 논스톱 오른발 슈팅은 골문 위를 높게 뜨고 말았고, 황의조는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워했다.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이재성과 손흥민, 황인범은 역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탄식했다.
영국 BBC에서 해설을 진행한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 대니 머피는 당시 상황을 중계하면서 “끔찍한 실수” “죄책감을 느낄 만하다”고 평가했다. 다른 BBC 해설 위원은 “황의조가 침착함과 통제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황의조는 후반 들어 전반전보다 좀 더 위치를 내려앉은 채 전방 압박에 더욱더 집중했다. 한국의 공격은 빠르게 돌아 뛰는 손흥민을 필두로 측면에서 전개되기 시작했다. 벤투 감독은 중에서의 공격이 무뎌지자 후반 29분 황의조를 불러들이고 조규성을 기용했다. 황의조는 74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슈팅 1회와 패스 8번을 시도(성공 7회)하는 데 그쳤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황의조에게 최하 평점인 6점을 부여했다. 선발 출전한 22명의 양 팀 선수 중 최저 수치다.
황의조는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공격수로서 선수들에게 미안한 부분이 있다. 좀 더 집중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반전 잡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 대해선 “패스가 잘왔다. 깔아 차서 득점하려고 했는데 공이 떠서 아쉬웠다. 다음 경기에 그런 기회가 오면 결정짓고 싶다”고 다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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