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낙선 운동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규홍)는 1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의 광고물 게시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며 “해당 조항이 효력을 상실하므로 법원은 공소사실에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대표는 2020년 4월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5명에 대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며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전장연은 후보자들이 과거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혐오·차별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낙선운동 대상엔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대구시장,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등이 포함됐다.
공직선거법 90조 1항은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현수막 등 광고물을 설치·게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이듬해 7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했다. 해당 조항이 일반 유권자의 표현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한다고 본 것이다.
1심은 이 같은 헌재 결정에 따라 박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에 “헌재가 정한 개정시한이 도래하기 전까지는 현행 규정을 적용해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헌법불합치 결정은 위헌 결정이므로 대법원 판례에 따라 개정시한 이전이더라도 이를 근거로 처벌할 수 없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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