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수사를 받는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질 각오가 돼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 서장은 11일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해 송도호 위원장으로부터 ‘현장 지휘를 한 지휘관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고 대답할 부분은 뚜렷하게 대답하겠다”면서 “다만 수사 단계라 심정 토로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수사가 종료되고 기회를 주면 발언하겠다”고도 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있지 않으냐’는 질의에는 “같이 출동했던 감찰주임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물치료 중이고 저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이날 회의에 함께 참석한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사고를 수습하고 현장을 지킨 대원들이 힘든 상황을 겪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용산소방서장과 직원 모두가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했으나 수많은 사상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사고로 다친 분들이 하루속히 회복되기를, 현장에서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대원들도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최 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참사 이후 ‘대응 2단계’를 발령하지 않은 경위와,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부분 등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를 두고 소방공무원들과 시민들 사이에서 “구조 활동에 최선을 다했다”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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