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사고 당일 차량 접근을 고집하다 현장에 늦게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경찰청 특별감찰팀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집회 관리 후 오후 9시 47분쯤 용산서 근처 설렁탕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관용차를 타고 현장으로 출발했다.
이 전 서장은 9시57분에서 10시 사이 녹사평역 인근까지 갔지만 교통 정체로 접근이 안됐고, 경리단길, 하얏트호텔, 보광동 등으로 차량을 돌리며 우회 진입을 시도했다.
이후 10시 55분에서 11시 1분 사이 이태원 파출소 근처인 이태원 엔틱가구거리에 도착했고, 이후 도보로 11시 5분쯤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했다.
녹사평역에서 이태원 파출소까지 거리는 불과 800m 정도로, 도보로 1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도 불구하고 관용차 접근을 시도하다 50분 넘은 시간을 지체한 셈이다.
이 전 서장은 사고 발생 시각인 10시15분에서 50분 더 늦은 시간에 현장에 도착했고, 당시는 이미 30여명이 의식이 없는 상태여서 경찰과 소방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심폐소생술(CPR)을 하던 때였다.
특별감찰팀은 “본인 및 목격자 진술,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파악했다”고 밝혔다. 다만 술을 마시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수본은 특별감찰팀이 확인한 동선 등을 토대로 이 전 서장이 차량 이동을 고집한 이유와 차량 이동 중 참사 현장 관리와 지휘를 충분히 했는지 여부 등을 따질 방침이다.
앞서 특별감찰팀은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업무를 수행하던 류미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과 현장 지휘자였던 이 전 서장에 대해“업무를 태만히 수행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대기발령 조치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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