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가 사료를 먹는 동안 로봇이 자동으로 우유를 짜내는 국산 로봇착유기가 충남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국립축산과학원의 ‘한국형 로봇착유기 보급 시범 사업’을 통해 논산의 한 젖소농가에 로봇착유기를 보급했다고 3일 밝혔다.
통계청이 2020년 발표한 축산물 생산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젖소 1마리에 투입되는 노동 시간은 연간 71.1시간이었으며 이중 우유를 짜내는 시간은 전체 노동 시간의 42%인 30시간에 달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낙농업 경영주 47.5%가 60대 이상으로 파악되며 농가의 고령화 현상 역시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부 낙농가가 외국산 로봇착유기를 도입해 사용해왔지만 외국산은 가격이 약 3억5000만원에 유지관리비가 높고, 고장이나 이상이 생겼을 때 관리를 받기도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에 보급한 한국형 로봇착유기는 국립축산과학원이 민간과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젖소가 착유실에 들어가 자동 급여된 사료를 먹는 사이 로봇이 착유컵을 부착해 우유를 짜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존의 세척~착유컵 부착~착유~소독 등에 인력이 투입돼야 했던 과정이 모두 자동화 됐다.
젖소의 유두를 3D카메라로 인식하는 만큼 정확도와 시스템 구동 속도가 모두 향상됐다. 착유컵은 세척·착유·소독을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도록 일체형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착유기의 가격이 2억원 안팎으로 저렴할 뿐 아니라 우유가 이동하는 관같은 소모성 부품은 기존 상용 제품을 사용할 수 있어 외국산에 비해 유지관리비도 낮다.
착유 성능의 경우 젖소 1마리당 체류 시간 7분34.5초, 1일 착유 가능 횟수 190.1회를 기록했다. 1마리당 1일 3회를 착유할 경우 기기 1대당 착유 가능 마릿수는 외국산 로봇착유기와 비슷한 63.4마리에 달한다.
국산 로봇착유기는 이밖에 우유를 짜면서 유량과 성분 등 젖소의 생체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다. 이 정보는 우유의 생산성 저하 요인과 젖소의 잠재적인 질병 양상, 대사 문제 등을 예측하고 조기 처방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도 농업기술원은 올해 중 서산 지역 낙농가에도 한국형 로봇착유기 보급 시범 사업을 추진 할 계획이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우유 짜기는 매일 해야 하기 때문에 낙농가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일”이라며 “국산 로봇착유기가 확대 보급되면 효율성과 생산성, 수익성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 낙농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